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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5. 06.

환경단체와 지자체에 발목잡힌 1.4조 SOC사업

글쓴이: 관리자 날짜: 2005.01.28. 09:22:06 조회: 1990

총 1조4469억원이 투입되는 부산-거제간 도로연결 사업이 환경단체 반발과 지방자치단체의 무리한 투자유치 요구로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거제간 소요시간을 50분대로 단축시켜 지역경제 회생의 돌파구가 될 이 사업은 당초 지난해 6월 착공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사업지연에 따른 매달 100억원대의 비용손실은 고스란히 시공사가 떠안는 실정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두산산업개발 등 7개 건설사가 공동투자해 설립한 GK해상도로주식회사가 공사를 맡은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중 가덕도-대죽도 구간 공사가 당초 일정보다 7개월이 지나도록 연기되고 있다.

가덕도-대죽도간 3.7Km구간은 국내 최초로 해상 침매터널 방식으로 건립된다. 침매터널이란 지상에서 터널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침매함을 제작한 뒤 이를 바다에 가라앉혀 연결하는 고난도 공법.

그러나 침매터널 본 공사에 앞서 지상에 대규모 침매함 제작장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데 환경단체 반발로 GK해상도로는 손도 못대는 실정이다.

GK해상도로는 당초 거제시 오비리 일대를 침매함 제작장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환경단체인 '초록빛깔 사람들'이 갯벌 매립을 반대하고 나서 제작장 설립이 힘든 상황이다.

초록빛깔사람들 관계자는 "오비리 산업단지 조성은 갯벌을 매립해야 하는데 이 일대 갯벌은 다양한 환경기능을 감안할 때 보존가치가 더 높다"며 "만약 GK해상도로가 오비리에 침매함 제작장 건립을 강행할 경우 졸속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지방산업단지 허가 취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제작장 부지의 토지보상비가 큰폭으로 늘어날 수 있는 것도 걸림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오비리 일대 감정평가액은 평당 평균 30만원선으로 실제 보상비용은 평당 50만원대에서 책정될 것"이라며 "그러나 땅주인들이 다른 땅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보상가 인상을 요구하면 보상비용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침매함 제작장과 민간아파트가 가까운 것도 향후 분진과 소음 등의 민원이 잇따를 수 있어 시행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GK해상도로가 최근 오비리가 아닌 통영시 안정산업단지로 침매함 제작장을 바꾸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장 변경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비리에 제작장을 유치해 고용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거제시가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GK해상도로 관계자는 "당초 거제시가 오비리에 2003년 12월 까지 제작장 인허가를 끝내주기로 했지만 약속을 어겨 2004년 5월에나 끝나 사업이 5 개월이나 지연됐다"며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환경단체 반발과 주민 민원 등으로 오비리에는 도저히 침매함 제작장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인데도 거제시가 오비리에 제작장 건립을 강행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거제시가 제작장을 계속 고집하면 사업착공은 물론 완공기간을 맞추는 것도 불가
능하고 사업시행사만 손실을 떠안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제시 관계자는 "제작장 건립을 위한 산업단지 실시계획 승인을 1년6개월로 앞당기는 등 거제시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GK해상도로의 제작장 변경을 납득할 수 없다"며 "환경단체 문제는 충분히 협의가 가능하고 주민민원과 보상 등도 앞으로 예상되
는 문제일 뿐 벌써부터 걱정할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작장 위치 논란 등으로 사업지연이 장기화하면서 사업주체인 GK해상도로가 막대한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 GK해상도로에 따르면 사업이 한달 지연될 때마다 인건비와 물가상승비, 금융비용 등의 손실이 100억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

GK해상도로 관계자는 "사업지연에 따른 기업손실이 매달 100억∼200억원에 달하는데 언제까지 지자체와 환경단체 눈치를 보며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느냐"며 "거제시에 오비리 제작장은 일반산업단지로 조성해주는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에 거제시는 이제라도 제작장을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출처 : 대한건설협회